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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_국어뉘앙스사전_난장판, 아수라장, 아비규환
‘난장판’은 질서 없이 뒤죽박죽이 되어 폭력이 난무하는 현장을 연상하게 된다.
‘난장판’의 유래에 대해서는 세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옛날 과거 치르는 마당이 수많은 선비들로 뒤죽박죽이 된 현장을 ‘난장’이라 했는데 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과거를 볼 때면 오로지 급제를 위해 수년 동안 공부를 한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시험장으로 몰려들었고, 이렇듯 수많은 선비들이 들끓고 떠들어대던 과거 마당이 너무나 혼잡스러웠기에 여기에 빗대어 뒤죽박죽 정신없이 된 상태를 ‘난장판’이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둘째, 지방에 따라 일정한 장날 이외에 특별히 열렸던 ‘난장(亂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정해진 장날에 열리는 게 아니고 물자가 다량으로 생산되는 지역이나 인근 지방의 생산물이 많이 집산되는 지역에서 한 철 특별히 터놓은 장을 ‘난장’이라 했는데, 난장은 그 지방 최대 행사로 온갖 물자가 동원되었고 많은 돈이 유통됐으므로 자연히 사기․도박․폭행 등 악의 온상으로 한몫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기꾼․도박꾼․건달패들이 몰려들어 제각기 솜씨를 뽐내는 ‘판’을 벌이면서 본래 바람직한 상행위 현장이었던 난장은 모든 비행과 악행을 상징하는 ‘난장판’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셋째, 무허가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나 등록되지 않은 자의 상행위를 뜻하는 ‘난전(亂廛)’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난전은 봉건적 상업상의 특권을 가지지 않은 자가 마음대로 상행위를 함으로써 봉건적 상업질서를 문란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시 말해 ‘난장판’은 난장과 난전의 의미가 혼용된 결과라는 것이다.
어느 설이 옳든 간에 오늘날 ‘난장판’은 여러 사람이 함부로 떠들거나 덤벼 뒤죽박죽이 된 판을 의미하고 있다.
‘난장판’과 비슷한 말로 ‘아수라장(阿修羅場)’이 있으나 의미는 조금 다르다.
불교용어로 ‘아수라’는 화를 잘 내고 성질이 포악해서 좋은 일이 있으면 훼방 놓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아수라는 욕심 많고 화 잘 내는 사람이 죽어서 환생한 축생(畜生)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수라들이 모여서 놀고 있는 모습은 시끄럽고 엉망일 수밖에 없다. 또 고대 인도의 신화에 등장하는 아수라왕은 호전적인 성품 때문에 툭하면 싸움을 벌였다. 그래서 아수라왕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싸움이 끊이질 않았으며 시끄럽기 짝이 없었다. ‘아수라장’은 여기에서 유래한 말로, 싸움(재난)으로 인해 큰 혼란에 빠진 곳이나 그런 상태를 뜻한다.
요컨대 ‘난장판’은 사람들의 혼란스러움에, ‘아수라장’은 엉망이 된 상태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런가하면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는 말도 극도로 혼란스럽고 비참한 참상을 나타낼 때 자주 쓰인다. ‘아비규환’은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합한 말이다. ‘아비지옥’은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지옥으로 ‘무간지옥(無間地獄)’이라고도 하며, ‘규환지옥’은 가마솥에서 삶거나 뜨거운 불 속에 던져져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울부짖는 지옥을 말한다. 이에 연유하여 ‘아비규환’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참상을 표현할 때 쓴다.
따라서 팬들이 인기 연예인을 보기 위해 갑자기 몰려 혼잡한 상황이 된 건 ‘난장판’이나 ‘아수라장’이지 ‘아비규환’이 아니다.
#의미
․난장판: 여러 사람이 엉켜 뒤죽박죽이 된 판.
․아수라장: 어수선하고 흩어진 광경. 비참한 광경.
․아비규환: 여러 사람이 비참한 지경에 빠져 울부짖는 참상.
#예문
-일부 졸업식은 밀가루를 쏟고 소화기를 뿌려대는 등 축하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난장판이다.
-가미카제 부대의 기습을 받은 평화로운 하와이 섬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대연각호텔에 화재사고가 일어났을 때 충무로 일대는 아비규환을 방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