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윈스턴 처칠, 조각에 새겨진 문구 인용하여 청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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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3세
33세. 윈스턴 처칠, 조각에 새겨진 문구 인용하여 청혼

 윈스턴 처칠은 정치가로서 영국 총리를 지냈으며,
효과적으로 의회정치를 실시하여 ‘의회정치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영향력이 어떠한지는 장례식이 왕족 이외에
20세기 최초로 국장으로 거행된 데서 능히 알 수 있다.

또한 처칠은 부부 금실이 아주 좋기로 유명했다.
처음 만난 날부터 죽을 때까지 오직 아내만을 사랑했고
그것을 행복으로 여겼던 것이다.
처칠의 청혼 방법과 결혼생활은 대략 이러하다.

1907년, 어느 날 밤 사교클럽에서 젊은 처칠과 친구 한 사람은
파티에 참석한 처녀들의 미모를 평가하고 있었다.
당시 처칠은 하원의원으로서 정치계에 발을 디딘 초년병이었지만
젊은이다운 장난기는 여전했기에 무료한 시간을 그렇게 때우고 있었다.

평범하면 1척, 아름다우면 10척, 뛰어나게 아름다우면 100척으로까지 (선박수로) 등급을 매겼다.
그렇게 여러 사람을 평가하면서 둘이는 낄낄거렸다.

그런데 그들의 장난기를 말끔히 가시게 만든 일이 생겼다.
아주 매력적인 클레망스 호지어라는 처녀가 문에 들어섰던 것이다. 순간 처칠은 서슴지 않고 이렇게 외쳤다.
“1,000척!”

그날 이후 처칠은 오직 클레망스만을 생각하였다. 단정한 용모에, 침착하고 맑은 눈빛, 사랑스런 갈색머리칼, 균형 잡힌 날씬한 몸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는 마치 잘 다듬어진 조각과도 같았다. 게다가 클레망스는 이지적이고 자립심이 강하며 자유주의적 기풍을 지녔고, 여자로서 정치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클레망스야말로 진정한 나의 짝이야.’

클레망스는 아름다운 용모와 총명한 두뇌를 인정받으며 사교계의 총아로 떠오른 참이었다. 더구나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기에 파티에서 만난 청년들로부터 곧잘 청혼을 받았다. 그러나 우연히 만난 어떤 사이보다는 자기 안목으로 상대를 찾아보려는 뜻이 있었기에 클레망스는 그런 제의를 모두 거절하였다.

처칠은 클레망스의 그런 점을 파악하고는 치밀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듬해 7월, 처칠은 클레망스를 블렌엄궁에 초대하였다. 블렌엄궁은 존 처칠이 스페인 계승전쟁에서 세운 전공으로 나라에서 하사받은 저택이었으며, 처칠이 태어난 곳이었다. 따라서 처칠이 누군가를 그곳으로 초대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이날의 목적은 낭만적인 프로포즈로 클레망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것이었다.

처칠은 그녀를 조용한 호숫가로 이끌었다. 그들은 숲속을 산책하며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었다. 그러나 처칠은 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하여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겉으로 뱉지 못한 채 속으로만 연신 ‘사랑합니다’ 외치고 있었다.

어느덧 두 사람의 발길이 다이애나 정자에 이르렀다. 정자 안에는 출산의 여신 다이애나에게 꽃다발을 바치고 있는 젊은 히포리터스의 조각이 있었다. 조각상 밑에는 ‘그대 아름다운 여신이여. 이 꽃다발을 받으소서’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처칠은 히포리터스의 조각에 새겨진 문구를 놓치지 않고, 즉시 클레망스를 향해 속삭이듯 말했다.
“그대 아름다운 여신이여. 나의 꽃다발을 받으소서.”
임기응변과 유머에 능한 처칠다운 사랑의 고백이었다. 순간 클레망스의 맑고 아름다운 눈에는 환희로 가득한 눈물이 맺혔다. 왜냐하면 그녀 역시 처칠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가의 아내가 된다는 것은 두렵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클레망스는 처칠에게서 젊은이의 용기를 눈여겨보고는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다시 말해 클레망스는 처칠의 고집 속에서 의지와 집념을 읽었고, 정치초년병에 불과한 그가 장차 큰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두 사람은 그해 9월 12일 런던의 세인트마거리트 교회에서 결혼식은 올렸다. 이후 처칠과 클레망스는 평생 금실이 아주 좋기로 유명했다. 처칠은 클레망스와 결혼함으로써 일생 행복하였다고, 훗날 술회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클레망스도 그녀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먼저 저승으로 가는 경우, 내 마음에 꺼림칙한 단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윈스턴을 누가 보살피는가 하는 것뿐이다.”
두 사람 모두 처음의 순수한 마음을 지켰기에 죽는 날까지 행복한 사랑을 만끽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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