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생텍쥐페리, 감옥 속에서 던진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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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7세
37세. 생텍쥐페리, 감옥 속에서 던진 미소

 생텍쥐페리는 37세 때인 1937년 <파리 수아르>지 특파원으로
스페인내란을 취재했다.

그런데 전투 중에 붙잡혀
적군 감방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절망감에 젖은 생텍쥐페리는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담배 한 개를 어렵사리 찾아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 했다.

하지만 성냥이 없기에 그는
창살 너머 간수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보더니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줬다.
그때 두 사람 눈길이 무심결에 마주쳤다.

순간 생텍쥐페리는 미소를 지었는데 그 속에는 슬픔과 어설픔이 묻어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때까지 내내 생텍쥐페리의 시선을 외면해오던 간수가 문득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말고요.”
생텍쥐페리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간수 역시 자기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계획과 자식에 대한 희망을 얘기했다.

간수의 말을 듣는 생텍쥐페리의 눈은 이내 눈물로 젖었다.
생텍쥐페리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내 자식이 커가는 걸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소이다.”

이윽고 간수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간수는 뭔가 결심한 듯 갑자기 감옥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생텍쥐페리에게 조용히 따라 나오라고 손짓했다.
간수는 감옥을 빠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생텍쥐페리를 안내했다.
그런 다음 간수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훗날 생텍쥐페리는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 왕자>를 발표했는데,
감옥에서의 슬픈 미소가 간수의 감성을 자극하여 생텍쥐페리 목숨을 구해주고,
생텍쥐페리는 글로써 세상에 감동을 준 셈이다.

한편 생텍쥐페리는 1943년 북아프리카 하늘을 정찰하다가 격추당해 실종됐으나,
그가 <어린 왕자>를 통해 남긴 인간애는 지금도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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